[감상] 테라스하우스 - 일본 관찰 예능
넷플릭스로 재미있게 본 일본 방송 프로그램 '테라스 하우스'.
사실 2021년에서야 보게 됐지만 '가루이자와 편'은 2017년 말 2018년 초부터 2019년 초까지 방영한 프로그램이다.
한창 내가 일본에 있었던 시기와도 겹치기도 하고, 가루이자와라는 지역도 많이 들어서 익숙해서 보는 내내 묘한 향수에 젖어들 때가 있었다.
확실히 일본인들이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6명의 남녀가 공동생활하는 모습을 기록한 것... 대본은 일체 없습니다."라며 매회 강조하듯
꾸밈 없는 남녀의 인간상을 대놓고 관찰할 수 있는 프로그램.
젊은 청춘 남녀 6명이 한 집에 살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뻔하지 않나(?).
역시 주제는 각 인물과 인물간의 관계, 특히 연애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는 하다.
남의 연애를 액정 너머라고는 하지만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은 역시 흥미진진하다.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는' 사람이 적당히 타협한다면 이런 환경일지도 모르겠다.
생판 남이었지만, 하우스메이트로서 사귀게 된다면 그야 마음을 교류할 시간은 충분하다. 앞으로 별일이 없다면 계속 함께 살아야 할 사람이라는 생각 덕분에 처음부터 마음을 활짝 열고 다가갈 여지가 충분하고, 자주 만나다 보면 호감이 생기는 것도 자연스럽다. 생일을 축하해주는 것도, 어딘가에 놀러 가는 것도,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것도 식구라면 당연한 일.
그렇지만 내가 더 자극받았던 욕구는 연애욕보다는 여행욕이었다.
자주 숨기지도 않고 언급되는 '그 유명한 호텔 체인'의 회사 이름과 시설명, 맛집 레스토랑과 카페의 이름이라니.
혹시 관광 산업 부흥 어쩌고 하며 국가에서 지원을 받거나 호텔과 협찬이라도 한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런 건 어찌됐든, 여행 가고 싶다!!! 가루이자와 가고싶다!!!!
구 가루이자와의 거리를 연인과 걷고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 호시노 숙박하고 하루니레 테라스 구경가고 싶다!
(스노보드는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만..ㅠㅠ) 내가 갔던 그 앗피 고원이 가루이자와에서도 갈 만한 거리였구나.. 잊고 있었던 지명이 나오니 반갑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고.
시골 느낌 풀풀 풍기는 분위기도 너무 좋다.
개인적으로 묘미는 사실 간간이 나오는 스튜디오 멤버의 잡담이랄까 사담, 뒷담화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개그맨들이라 그런지 시모네타(야한 이야기)마저도 비유가 웃기고 일본 스타일의 콩트가 어색할 수는 있는데 나는 재미있었다. 웃긴 아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