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가 귀찮은 이유
나는 일본어를 좋아한다. 자기 표현이 강하지 않은 것도 스트레스가 적어서 좋고, 문자와 발음이 귀여운 것도 좋아한다.
그렇지만 최근 일본어가 참 귀찮은 언어라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특히 온라인에서 너무나 조잡해진다는 점이다.
타자를 칠 때 로마자로 입력하거나 히라가나로 입력한 뒤 한자로 변환해야 한다는 번거로움 따위는 다시 말해봐야 새삼스럽고.
일본어에서 사용하는 문자만 한자, 히라가나, 가타가나 3개나 된다. 한국어는 기본적으로 한글 하나에 숫자와 로마자(알파벳), 비밀번호 보안을 위해 특수문자가 더해지는 정도라면,
일본어는 한자, 히라가나, 가타가나에 더해 숫자와 로마자, 특수문자를 사용하고 거기에 각 문자에 전각과 반각의 개념이 추가된다.
漢字
かんじ
カンジ
KANJI
kanji
KANJI
kanji
11
ー ⁻ -‐
입력하는 사람은 이게 전부 똑같은 의미일 뿐이지만 당연히 컴퓨터는 이 글자들을 모두 다르게 인식할 때가 있다...
일본인들도 이것들을 모두 구분해 사용할 리가 없는데도.
손글씨라면 그나마 '종이' 위의 이미지로서 인식하면 될 뿐이지만 데이터로서의 문자라면 좀 복잡해지는 것 같다.
시스템에 따라 에러가 나기도 하고(전각 숫자를 숫자가 아닌 특수문자로 인식하거나 하이픈처럼 생긴 것이 사실 하이픈이 아니어서 에러가 나는 등....).
금융기관의 경우 이름을 가타가나로 입력하라는 가이드가 제시될 때도 있는데,
은행 명의는 가타가나나 영어로 써야 한다는 규칙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패스워드나 추가인증 워드도 대충 어느 문자로 적으라고 규정해주면 안 되나.
인터넷뱅킹 추가인증 워드를 망각해버려서 거래가 정지되어 버렸다.
하. 조만간 일본에 다시 가야 할 것 같다.
.
(뒷이야기)
창구에 방문할 것을 각오하고 은행에 문의해봤다가 답변을 받아 다시 로그인해보니 정지가 풀려 있었다.
이건 은행에서 조치해준 게 아니라 원래 그렇게 일정 시간이 지나면 풀리도록 설정되어 있었던 것...ㅎㅎ
이런 것도 문의하기 전에 미리 설명 좀 해주면 안 되나!?
서비스 자체가 막힌 줄 알고 식겁했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