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1000만 관객 돌파, 칸 영화제 초청을 받은 재일교포 감독의 영화.
애니메이션이 강한 일본에서 실사 영화로는 흥행 성적이 역대 1위라고 한다.
원작은 요시다 슈이치의 <<국보>>라는 책이다.
'이건 봐야 해!' 하는 마음에 시간을 쪼개 심야 영화를 보러 다녀왔다.
(상영 시간이 거의 3시간 정도로 무척 길다.)
왜 흥행했는지 알 것 같다. 아주 일본스럽고, 특색 있으면서도 한 인물의 일대기라 몰입도가 높다.
어딘가 어린 시절에 본 일본 영화스러운 분위기도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주연을 맡은 배우는 요시자와 료와 요코하마 류세이. 배우를 잘 모르는 나도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배우들이었다. 그러니 아마도 배우 팬들도 많이 보지 않았으려나 싶다. 딱 일본인 얼굴이라고 할까, 쌍꺼풀 진한 남방계 얼굴이랄까. 개인적으로는 아역 배우들이 귀여웠다.
일본어 공부하는 사람으로서는 봐두면 좋을 영화였다.
가부키를 소재로 한 영화다.
전통문화를 꽤 자세히 다루는 영화라 번역가도 엄청 힘들었겠다 싶었다. 초반부터 작품 설명이 자막으로 나오는데 어느 부분은 너무 빨라서 제대로 읽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설명을 뺄 수도 없고. 그래도 다른 용어들은 맥락마다 자연스럽게 옮기셔서 많이 참고가 되었다.
줄거리를 대충 적어보자면...
주인공은 야쿠자의 아들인 키쿠오. 조직원에게 아버지가 살해당한 뒤, 가부키 배우인 하나이의 제자로 들어간다. 하나이의 아들 슌스케와 함께 가부키에서 여자 역할을 하는 '온나가타' 연기를 배운다. 슌스케에게는 핏줄이 있었지만 키쿠오에게는 재능이 있었다. 라이벌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두 사람, 초중반까지는 그래도 사이좋게 공동출연하는 작품들이 꽤 있다. 그런데 하나이가 자신의 대역으로 키쿠오를 지목하면서 슌스케는 집을 떠난다. 슌스케가 돌아오고, 키쿠오의 과거사가 폭로되면서 한동안 슌스케가 그랬듯 떠돌이 생활을 하며 고생하는 키쿠오. 당시 '인간 국보'였던 만기쿠의 부름으로 가부키의 세계로 복귀하게 된다.
원작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영화는 원작의 스토리를 다 담지 못한 부분이 있는 듯하다.
뒷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드는 효과는 있지만.
활자로 보는 것과 영상으로 보는 것이 이렇게 장단점이 뚜렷한 소재가 또 있을까. 극장의 큰 스크린으로 보니 마치 가부키를 관람하는 듯한 생생한 기분이 들었다. 고작 7,000원을 내고 봐도 되는 영화인가 싶을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력이 훌륭했다. 가부키 특유의 하얗게 분으로 떡칠한 분장도 인상적이지만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소리다.
"이요!" 하는 추임새도 그렇고, 배우가 꺾는 듯 대사하는 목소리가 '이런 게 가부키 발성인가?' 싶었다. 가부키는 한 번도 본 적 없었는데, 일본에 살 때 봐둘 것을 그랬나.... 그조차도 일본어 고어. 전공자가 들어도 자막 없이는 알아듣기가 쉽지 않다.
괴상하게까지 느껴지는 독특한 분장과 대사는 분명히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주인공의 가부키를 향한 마음에 이입하면 가부키도 하나의 예술로 존중받아야 마땅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가부키 말고는 일본의 세습 문화를 꼬집는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다.
부모의 재능이 자식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보장이 없는데도, 일본 사회는 아버지의 직업이나 가업을 자식이 계승하는 문화가 아직도 존재한다. 가부키의 세계에서는 '이름'까지 세습의 대상이라, 영화에서 키쿠오는 '3대손 하나이 한지로'라고 불리고, 그 윗세대는 '하나이 백호'라는 이름을 물려받는다.
핏줄도 이어지지 않았는데 '3대손'이라고 하니 정말 현실과의 괴리감이 도드라지게 느껴진다.
하지만 키쿠오가 워낙 고독하고 감정을 읽기 어려운 캐릭터라, 원작을 읽어 봐야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훑어보기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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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상 · 하 세트 | 요시다 슈이치 | 하빌리스 -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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