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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33

비지차펠 하셨습니까? 일본인의 영어 발음을 조롱까진 아니어도 특이하게 바라보는 콘텐츠가 많이 퍼져있다. 나는 일본어를 할 줄 알아서 일본 여행 중에 '호카손쟈' 같은 일본식 영어를 들을 기회 자체가 별로 없었는데... 지난번 다카마쓰 여행에서는 출입국 심사에서부터 소통 장애를 겪었다. 입국심사장. 대기줄에서 봤을 때 맨 오른쪽 자리였다. "비지차펠 하셨습니까?" 에...? (내 귀엔 진짜 그렇게 들렸다) 들은 직후엔 한국어인지도 알아듣지 못하고. 그게 '비지트재팬웹(에 등록)을 하셨습니까'라고 말하는 거란 사실을 몇 초 뒤에 깨달았던 것 같다. 그냥 '큐알코드 보여주세요'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 아니면 적어도 일본식 영어 발음대로 '비지-토웨부쟈판'이라고 했어도 알아들었을 것 같은데. 나는 일본어를 할 줄 앎에도 상대의 쓸.. 2024. 4. 6.
일본어를 제대로 혹은 적당히 배우려는 열의 적당히 배우려는 데에도 열의가 필요할까에 대한 일말의 의문을 느끼며 적어본다. 그렇지만 무언가를 배우고자 하는 데에는 그게 무엇이든 적든 많든 용기가 필요한 법이 아닌가. 그러니 배운다는 말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든지 그것은 열의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시작할 때는 모든 것이 애매하지 않나. 그리고 반드시 그것이 아니더라도 달리 좋아할 것들은 세상에 많고.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에 전력으로 뛰어들었다가는 실패할지도 모르니, 관심사를 더 깊이 파고드는 데에도 신중함이 필요한 건지도 모르겠다. 적어놓고 보니 이런 태도야말로 경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모든 일에 본격적으로 임하는 사람도 있구나, 최근 느끼던 요즘이었는데. 그렇게 보이는 것뿐일지라도 대단하다. 이런 게 마음의.. 2024. 2. 28.
일본인이 어려워하는 한국어 발음 한국인이 어려워하는 일본어 발음은 좀 진부한 느낌이 든다.(ザ행, ツ 발음 등) 그래서 반대로 일본인이 어려워하는 한국어 발음에 대해 써보려 한다. 받침 ㄹ, ㅂ, ㄱ 일본어와 한국어의 가장 큰 차이는 받침의 존재라고 생각한다. 한 음절의 종성을 받침이라고 하는데 종성이라는 개념이 일본어에는 없는 듯해서, 일본인들이 평소 종성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한국어의 받침을 촉음(ッ)이나 'ん(응)' 등으로 표기하는 것은 가능하다. 한국어에서 받침으로 쓰는 자음 ㄱ, ㄴ, ㄷ, ㄹ, ㅁ, ㅂ, ㅇ 중에서 저 두 글자(ッ, ン)로 어느 정도나마 표현이 가능한 경우들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절대 표현하지 못하는 받침이 있다. 바로 'ㄹ'! '-을/를' 발음이 '루루'가 되어버리고 마는 경우를 듣는다. 귀.. 2023. 11. 19.
청해의 즐거움과 스트레스 요새 일본어를 귀로 듣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말이 좋아 연습이지 본질은 덕질이다. 어렸을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성우에 관심을 가졌다. 들은 적 있는 목소리를 귀가 식별해내면서 성우라는 존재를 인식했고 작품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표현해내는 놀라운 기술에 감탄했었다. 무엇보다 그 미성은 듣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고나 할까. 굳이 찾아서 듣고 싶을 정도다. 아마 어렸을 때도 그랬던가 보다. 10년쯤 전에 잠시 드라마CD나 웹라디오 등에 심취한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잔재가 내 웹하드에 남아있었고. 그 MP3 파일들을 최근에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들어보려다가 아직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그 자료에 희소가치를 더해준 것 같기도 하고, 어느덧 내가 수록 당시.. 2023.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