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학3 [번역] 몽십야(첫 번째 밤)- 나쓰메 소세키 첫 번째 밤 이런 꿈을 꾸었다. 팔짱을 낀 채 베개맡에 앉아 있었더니 천장을 보고 누운 여자가 조용한 목소리로 이제 죽는다고 말한다. 여자는 긴 머리카락을 베개에 늘어뜨리고 윤곽이 부드러운 갸름한 얼굴을 그 안에 뉘였다. 새하얀 뺨 아래로 따뜻한 혈색이 적당히 비치고 입술 색은 물론 붉다. 도저히 죽을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여자는 조용한 목소리로 이제 죽는다고 분명히 말했다. 자신도 확실히 '이 여자는 죽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가, 이제 죽는 건가" 하고 위에서 들여다보듯 물어보았다. "죽고 말고요." 여자는 말하면서 반짝 눈을 떴다. 크고 촉촉한 눈동자로 긴 속눈썹에 둘러싸인 안쪽은 그저 전부 새까맸다. 그 새까만 눈동자 안쪽에 자신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라 있다. 나는 투명할 .. 2021. 8. 29. [번역] 오가와 미메이 - 어둠 어둠(闇) -오가와 미메이(小川未明) 엄마, 다리가 아파. 참아. 엄마, 이제 못 걷겠어. 조금 더 참아. 엄마, 어디에 가는 거야? "......" 하늘은 새카맣다. 파도의 굉음이 무섭게 들린다. 2021. 2. 6. [번역] 오다 사쿠노스케 - 보수 보수(報酬) - 오다 사쿠노스케 집에는 돈 한 푼도 없고 모친은 폐병을 앓았다. 딸 요코는 며칠씩이나 밥도 먹지 않고 물이 빠져나가듯 급속히 살이 빠져 걸을 기운조차 없었으나, 모친과 상의해서 밤거리에 17세의 젊음을 팔러 가기로 했다. 모친도 옛날 그런 경험이 있었던 것이다. 밤에 요코는 거리의 구석에서 쭈뼛쭈뼛 소매를 끌어당겼지만 남자는 모두 도망갔다. 그 정도로 요코는 추했던 것이다. 게다가 낡은 걸레를 말려 놓은 듯이 때가 낀 옷을 입었다. 요코는 풀이 죽어 집에 돌아와 물을 마시고 모친에게 그 말을 하자, "이쪽에서 먼저 잡아끌기보다는 남자가 놀리러 오면 익숙지 않은 듯이 싫다면서 머뭇거리고 있으면 의외로 걸릴지도 몰라." "싫어요, 라고 말하면 돼......?" 다음날 밤, 요코는 다시 나갔다.. 2021. 2.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