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 박스

노력하지 않기로 했다.

by aonuri 2023. 6. 26.
반응형

 

 

 

미야자키 아오이, 사카이 마사토 주연 영화.
<남편이 우울증에 걸렸어요>(ツレがうつになりまして)
원작은 만화에세이로, 5년차 부부의 남편이 우울증에 걸리고 그것을 부부가 함께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만화일 거라는 추측은 했다. 영화에도 자주 만화다운 연출이 나오고 흐름이 조금씩 끊어지는 감이 있다.
 
남편을 '츠레(동반자)'라고 부르는 게 귀여웠다.
사랑스러운 부부여서 보기 좋았다. 그리고 약해져있을 때 곁에서 지지해주는 말 그대로 동반자가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했다.
우울증이 남말 같지 않아서 그런가?(아님 결혼 적령기라 그런가)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 감동 받은 포인트는 "퇴사하지 않으면 이혼할 거야"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하루코였다.
츠레는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했는데, 처음에는 다녀야 한다고 거절하던 츠레도 퇴사하고 나서 좀 편해진 것 같다.
그뿐 아니라 우울증에 대해서 공부하고 우울증에 좋다는 야채와 우유를 챙겨 먹이고 햇빛을 보게 하고 편하게 누워서 쉬게 해준다. 저축은 고작 26만엔밖에 없고 본인도 인기 없는 만화가인 처지에 남편을 퇴사하게 만드는 용기라니.
그리고 그녀는 "남편이 우울증에 걸렸어요. 일을 주세요."라고 출판사에 들이댄다.
 
퇴사 전에 회사를 나가는 츠레에게 거는 마법같은 말.
못하는 것은 하지 않아도 돼. 힘들면 조퇴해.
친구에게도 "노력하지 않기로 했다"고 고백한다.
 
지나치게 노력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비단 우울증뿐만이 아니라 인생을 통틀어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말을 조금 의식하는 편이다. 실제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도 직장에 오래 다니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노력하면 안 된다고 한다.)
 
열심히 하는 게 힘들지 않을 리가 없는데,
어떻게 우리는 그렇게 쉽게 노력한다는 말을 입에 담는지....
 
어쩌면 뭔가를 해낼 기력조차 잃은 상태가 우울증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무력한 자신이 싫어서 또 우울해지는 악순환이다.
 
이 굴레를 끊으려고 타카사키 부부가 선택한 것이 퇴직이 아니었을까. 회사를 다니면 어쩔 수 없이 노력해야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아마 츠레 같은 꼼꼼한 성격이라면 남들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 같다.
 
우울증에 가장 좋은 것은 휴식이다.
 

 

깨지지 않은 것에 의미가 있다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자신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열심히 일할 필요는 없다.

골동품 가게에서 만난 유리병처럼 깨지지 않은 것에 의미가 있는 거니까.

 


 

 

 

+ '辛い'를 '우울하다'로 번역할 수도 있구나

하는 소소한 발견도 있었다.

반응형

'에세이 박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다  (0) 2023.07.15
서른, 결혼  (0) 2023.07.02
정신의학과의 벽이 높다  (0) 2023.06.24
일본 도쿄 3박 4일 예산  (0) 2023.06.20
다큐멘터리 시선 - 청년 일용직 잡부  (0) 2023.06.1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