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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박스

서른, 결혼

by aonuri 2023.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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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쯤부터인가. 또래가 하나 둘 결혼을 하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었다.
이번에는 대학교 동기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청첩장을 받고 갈지 말지 일말의 고민을 했다. 간다면 축의금은 얼마가 적당할지도.
사실 졸업하고 나서는 사는 지역도 달라서 자주 만나지는 못했고 속내를 터놓을 수 있는 사이도 아니지만 서로 사는 지역에 방문하면 만나기도 했고, 좋은 관계라고 생각해서 축하해주러 다녀왔다.
(축의금은 개인 사정에 따라, 적당히.)
 
대학 동기의 결혼식에 참석할 때 각오해야 하는 것은 비교적 친하지 않았던 동기들과의 만남이다. 다른 대학 동기들도 함께 가다보니 자연스럽게 친목의 장이 마련됐다. 어색하지는 않을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반가운 마음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Lood Goosen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1491282/

몇 명은 최근에 만나기도 했지만 적어도 5년 이상 만나지 못한 친구들도 있어서 새삼스러운 근황 토크부터 시작했다.
어디에 살고 있고, 직장은 어떤 업종에서 무슨 업무를 하는지 등등.
 
화제가 고갈되면 의외로 연애와 결혼 이야기를 하면 좋다는 사실을 알았다.
적당히 개인적이면서도 아주 개인적이지도 않아서 적당히 무게감을 조절하면서 이야기하기 좋은 주제였다. 결혼적령기라는 공통의 상황도 있어서 서로 관심이 없기도 어려운 주제라 상대를 잘 모르는 어색한 사이에 시도하기 좋다.
아, 물론 동성간에 시도하길 바란다.
 
"남자친구 있어?"
"○○이는 결혼 생각 있어?"
 
음... 개인적으로는 사귀는 사람이 있으면 결혼도 진지하게 고민해보겠지만 그런 상황도 아니고 그렇다고 선이나 소개팅은 부담스럽다.
솔로끼리 신세 한탄 비스무리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화려하게 꾸미고 모든 친척들과 지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부부의 믿음을 서약하고 축복을 받는 자리는 분명 로맨틱하지만 동시에 피곤하고 부담스러운 자리이기도 하다.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은 이 부담과 책임을 각오한 커플들이겠지.
그야말로 사랑의 결실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그 단단하고 성숙한 마음에 찬사와 존경을 보내고 싶다.
 
축하한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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