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알쓰(알코올쓰레기)라 술은 잘 안 마시는 편이고 술맛도 아직 잘 모르겠다.
술이 당길 때도 있지만 그건 보상이 아니라 일종의 일탈 행위에 가깝다.(언제부턴가 숙취가 심해진 걸 보면 간 건강이 나빠져서 말 그대로 자기학대가 된 음주)
그런 나도 일본에서만큼은 나름대로 술자리를 즐겼는데....
이자카야에 마련된 드링크 메뉴가 안주 메뉴 뺨칠 정도로 다채로워서 고르는 재미가 있었던 덕분이다. 순전히 호기심과 학구열에 미식가 정신이 의욕을 더해주었달까.
의외로 일본에서 더 술자리가 보편적인 것 같기도 하다. 보통 일본 회사에서는 회식비가 한푼도 안 나오지만 사비로라도 모이는 마음도 이해가 간다. (돈 모으기가 더욱 힘들어지겠지만.)
일단 주종만 해도 맥주, 소주, 일본주, 와인, 위스키(하이볼), 칵테일, 소프트 드링크까지 있으니까.(지금 떠오르는 것만 적어봤는데 더 있으려나?)
맥주라면 생맥주냐 캔맥주냐, 아사히냐 기린(이치방시보리)냐, 논알코올이냐.
소주라면 원재료에 따라서 쌀이냐 보리냐 고구마냐부터 해서 마시는 방법은 그냥 마실 것이냐 물이나 탄산수에 타 마실 것이냐 얼음에 마실 것이냐를 생각할 수 있다.
(유명한 보리 소주 브랜드 중에 이이치코라는 술이 있다.)
일본주라면 브랜드가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목넘김이 가벼운 아마구치(甘口)냐 아님 카라구치(辛口)냐로 나눌 수 있겠고, 차가운 상태로 마시겠느냐 데워서 아츠칸(熱燗)으로 마시겠느냐도 선택 가능할 것이고.
특히 각 지역별로 대표적인 소주나 일본주가 있기도 해서 해당 지역 사케를 지자케(地酒)라고 한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지자케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더 깊이 들어가면 쌀의 도정 정도와 주정 추가 여부에 따라 나뉘기도 한다.
와인이라면 화이트와인이냐 레드와인이냐를 고를 수 있는 곳이 많다. 고급 레스토랑이 아닌 이상에야 와인 브랜드나 라벨까진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이자카야에서도 와인을 제공하는 곳이 많다.
하이볼은 위스키를 탄산수에 탄 것인데, 과일을 더해 마시는 게 인상적이다. 생과일 즙을 직접 넣어서 마시는 곳도 있었던 것 같다.
칵테일도 다양하다. 깔루아밀크라든가, 카시스오렌지나 카시스우롱 같은 음료도 도수가 높지 않으면서 마시기 좋다. 여성이 좋아할 것 같은 이미지는 있지만....
소프트드링크는 콜라, 사이다, 우롱차, 진저에일 같은 논알코올 음료수를 말한다!
사와는 증류주를 주스에 탄 것, 츄하이는 소주를 탄산수에 탄 것을 말한다. 둘 다 배리에이션이 다양해서 비슷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 인생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술은 일본 지방의 어느 호텔에서 마신 링고(사과) 사와다. 과육이 살아 있어서 죄책감이 덜 들어서였으려나.
참고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호로요이가 바로 츄하이다.(캔에 들어있다)
아, 매실주 같은 과실주도 있다.
(녹차가 몸에 좋단다.)
술을 못 마시는데도 메뉴판을 보고 있자면 맛있을 것 같단 말이지.
생맥주나 사와나 칵테일이나, 술이 부담스러울 땐 그냥 우롱차를 마시는 편.
안주의 기름기를 우롱차가 좀 희석시켜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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