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를 등에 업고 도쿄에 사는 언니를 보러 간다는 핑계로 여행을 다녀왔다.
새벽 비행기라 수면 부족 상태로 익숙하지 않은 곳을 다니다 보니 그랬는지, 이런저런 실패를 많이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 실패담을 풀어볼까 한다.(일본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께 반면교사가 되길 바라며)
왜 그리 마음이 바빴는지 모르겠다. 3박 4일에 타이트하게 짠 것도 아니었는데....
실패담 1. 공항 화장실에 짐을 놓고 나왔다.
정신줄을 놓고 다녔나 싶다. 심지어 한 번이 아니다. 마지막 날 나리타 공항에서는 화장실 휴지 위 선반에 핸드폰을 두고 나왔고, 도착한 첫날에는 문에 달린 가방걸이에 면세점 쇼핑백을 걸어둔 채 나와버렸다.(핸드폰은 바로 알아챘지만)
첫날은 공항에서 도쿄로 나가는 스카이라이너 티켓까지 끊은 상태로 플랫폼에서 기다리다가 화장실에 걸어둔 채 나온 쇼핑백 생각이 났다. 스카이라이너는 전석 지정석으로 운영된다. 당연히 타야 하는 열차와 출발 시간도 정해져 있어서 가볍게 패닉이 왔다.
면세점 쇼핑을 많이 한 건 아니었지만 기대했던 상품을 개봉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분실하는 것은 아까워서 되든 말든 부딪쳐보자는 생각으로 플랫폼에서 위층으로 올라갔다. 일본이니, 짐은 그대로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개찰구를 지키는 직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티켓을 다음 열차로 변경할 수 있을지 문의하자,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만 다음 열차 출발까지 시간이 충분할지 모르니 티켓을 환불해주고 다시 구매하는 것으로 제안을 해주었다. 다행이다. 티켓을 환불받고 개찰구를 반대로 통과할 수 있는 티켓을 제공해줬다. 다행히 공항 화장실에 짐은 그대로 있었다.
실패담 2. 급행이 아니라 완행을 탔다.
도쿄의 전철은 익숙하지 않다. 시내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열차를 타러 왔는데 플랫폼에 사람들이 이미 빼곡했다.
먼저 들어오는 완행 열차를 타는 줄이 짧았고 완행 열차가 금방 들어왔다. 급행과 같은 방향으로 가는 열차였고 심지어 급행을 타면 내가 가려는 역에는 멈추지 않아서 열차를 한번 더 갈아타야 해서 귀찮기도 했다.
이상한 실험정신이 발동했다. 조금 늦겠지만 목적지까지 한번에 갈 테니 느긋하게 갈까 했는데, 생각보다 더, 훨씬 더 느렸다. 지하철과는 달리 역들에 멈춰 가기 일쑤였다. '3분간 정차합니다'라는 안내 방송을 듣고 실수를 깨달았다.
수 분 뒤에 들어오는 급행 열차가 지금 당장 출발하는 완행 열차보다 빠르다는 사실도. 내비게이션 앱이 제공하는 정보가 정확하다. 내비게이션 앱이 알려주는 대로 가는 게 제일 빠르고 편한 방법이다.
실패담 3. 플랫폼을 안 보고 열차를 반대로 탔다.
숙소 근처의 역은 작아서 그런지 선로를 가운데로 출입구가 남쪽 북쪽으로 나뉘어진 곳이었다. 그리고 각 출입구가 1번, 2번 플랫폼과 바로 연결되어 있다. 1번 플랫폼과 2번 플랫폼은 열차 방면이 달라서, 예를 들어 신주쿠 쪽으로 가는 열차가 2번 플랫폼에서 타야 하는 열차인데 1번 플랫폼과 연결된 출입구로 들어왔다면 2번 플랫폼으로 건너가서 타야 한다.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플랫폼을 확인도 하지 않고 열차를 탔다가 반대로 가버린 적이 있다.(...) 사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실수를 한 적이 있긴 한데. 교통비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면 몇 번 플랫폼에서 타야 하는지 반드시 잘 확인하고 타자.
실패담(?) 4. 가게별 가격 차이
도쿄역 근방 번화가를 돌아다니다가 모 지점의 빅카메라에 들어갔다. 전자제품 말고도 각종 의약품에 식품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고, 같은 건물에 식당과 카페까지 갖춘 복합쇼핑몰이다. 외국인도 굉장히 많이 방문하는 곳이어서 면세도 제공해준다.
저녁이고 쇼핑하고 숙소로 돌아가면 되겠다 싶어 이참에 잔뜩 구매하고 면세까지 받았는데, 숙소 근처 마트에 가니 더 저렴한 금액에 판매중이어서 조금 후회했다. 물론 면세는 못 받지만, 면세를 포기하더라도 저렴했다.
무거운데 집 근처에서 살 것을! 아니면 차라리 쿠폰도 있고 면세도 되는 돈키호테에서 사는 게 유리했을까.
아무리 면세가 된다지만, 애초에 비싼 가격에 면세를 받아봤자... 별로 이득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그럼에도 나리타 공항의 약국보다는 저렴하다. 공항은 시내에서 팔지 않는 것들이나, 사야하는데 미처 못 산 것이 있다면 이용하자.)
실패담 5. 공항에 갈 땐 IC카드 충전을 충분히 해두자.
스카이라이너로 환승하는 개찰구를 통과할 때, 스카이라이너 티켓과 환승역까지 올 때 이용한 수단(티켓이나 IC카드)을 같이 넣어서 정산해야 하는데 IC 카드 금액이 부족했던가 보다. 시간이 촉박한데 당황했다.
공항이나 멀리 갈 때 IC카드는 미리 충전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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