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 박스

청해의 즐거움과 스트레스

by aonuri 2023. 10. 30.
반응형

요새 일본어를 귀로 듣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말이 좋아 연습이지 본질은 덕질이다.
 
어렸을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성우에 관심을 가졌다.

들은 적 있는 목소리를 귀가 식별해내면서 성우라는 존재를 인식했고 작품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표현해내는 놀라운 기술에 감탄했었다.
무엇보다 그 미성은 듣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고나 할까.
굳이 찾아서 듣고 싶을 정도다.
 
아마 어렸을 때도 그랬던가 보다.  10년쯤 전에 잠시 드라마CD나 웹라디오 등에 심취한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잔재가 내 웹하드에 남아있었고.
그 MP3 파일들을 최근에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들어보려다가 아직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그 자료에 희소가치를 더해준 것 같기도 하고,
어느덧 내가 수록 당시 그들의 나이가 되어 들으니 묘하게 더 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물론 이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아니지만....
 
아는 만큼 들린다는 말이 딱 맞다.
영어든 일본어든 심지어는 한국어조차 아는 만큼 들린다.
 
예전에 한번 들었던 자료들일 텐데 안 듣고 저장만 해둔 건지 뭔지 몰라도 굉장히 새로운 기분이다.
 
그런데 청해라는 건 신경을 집중해야 들리는 것 같기도 해서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딴짓하며 듣고만 있어도 머릿속으로 들어올 때도 있지만, 멍 때리다 보면 놓치기도 하고 흐름을 파악하지 못할 때도 있다. 이게 외국어의 벽인가 싶기도 하다. 아니면 나의 집중력 부족이거나.
(지금도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으니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긴 하다. 듣기의 또 좋은 점은 멀티태스킹을 하기 좋다는 것이기는 하지만 멀티태스킹이 뇌에 안 좋다고도 하던데....)

 

어쩌다 놓치던 단어를 알아 들었을 때의 기쁨이란. 몰랐던 단어를 수집하는 재미가 있다.

그저 즐거운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끼는 즐거움과는 또 색다른 재미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