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쓰레기의 본망>을 봤다. 난잡한 관계를 갖던 여선생이 결말부에서 프로포즈를 받아들이면서 하는 말이 "바람 피울 거예요"였다. 물론 피우겠다는 뜻은 아니고 피울지도 모른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기는 하다.
작품 전반적으로 그런 캐릭터였으니까 할 법한 대사가 맞긴 한데 여선생의 작태를 다 알면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흐름이 뭔가 내내 마음에 걸렸다.
애니메이션에서 여선생과 이어지는 남자 캐릭터가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정상적인 캐릭터인데도 왠지 '저 남자도 어딘가 이상한 성벽이 있는 거 아니야?' 하고 의심하면서 봤다. 결국 아니었지만.
아니, 보통 여자가 남자를 좋아한다고 하면 싫어하지 않나? 허락하는 남자가 이상하지 않냐고....
일본에서 바람이나 불륜에 대해 관대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당연히 싫어하기는 하는데 그런 것치고는 쉽게 용서하며 주변에서도 볼 만큼 흔하다고 느낀다.
(남성의 67.9%, 여성의 46.3%가 불륜을 경험했으며 불륜을 하고 있는 사람은 남성의 41.1%, 여성의 31.4%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한국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단둘이 만난다거나 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지만 일본은 사생활에 있어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 같고.
내가 일본에서 일했을 때에도 있었다. 불륜으로 이혼하고 불륜 상대와 재혼해서 잘 살고 있는 남자. 심지어 다른 직원 모두 그 부부와 친하게 잘 지냈었다.(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겉보기에는 친근한 관계였다.)
뉴스로 연예계의 불륜 소식도 심심치 않게 접한다.
성우계에서는 사쿠라이 타카히로, 스즈키 타츠히사, 나미카와 다이스케, 오카모토 노부히코 등이 불륜으로 발각된 적이 있다. 제각각 그로 인한 타격도 받았지만 그렇다고 일이 끊기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다.
배우나 가수 쪽으로도 넓히면 더 많이 나오고. ^^...
불륜은 범죄가 아니라는 인식도 한몫 하는 걸까?
일본에서도 옛날에는 우리나라에 있었듯 '간통죄'가 존재했다. 그런데 웃긴 게 남편은 처벌되지 않았다는 것.(남성의 불륜이 많은 이유일까?)
이것도 1947년에 폐지되어 불륜은 범죄가 아니게 되었다. 물론 민사 소송은 가능해서 피해보상 청구는 가능하지만 위자료를 받아 이혼하는 정도가 최선이 아닐까. 이 경우 위자료는 100만~300만엔 정도라고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불륜을 경험한다면 불륜에 둔감해지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할 것 같다.
유흥업소에 가는 것도 불륜으로 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일본은 유흥업소도 많으니까.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한데, 웹서핑을 하다 보니 우리나라처럼 성매매가 금지되면 성범죄가 늘어날 거라는 재미있는 추측도 보인다. 우리나라 성범죄가 많은 편인가.(오 부정할 수 없다.)
성욕을 본능이라고 생각하고 관대하게 봐주는 분위기인 것 같기도 하고, 당사자들이 보기에는 불륜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 알 수 없지만.
불륜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할 순 없지만 어쨌든 불륜이 흔한 나라.
그저 욕망대로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출처
https://www.bengo4.com/c_18/n_2806/
https://president.jp/articles/-/24899?page=1
https://gendai.media/articles/-/94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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